주식

워렌버핏이 생각하는 리스크란

macle 2016. 4. 19. 11:37


출저:http://blog.naver.com/wonkh1k

제 절 리스크

 

현대재무이론을 배운 사람들은 리스크를 변동성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그러나 현대재무이론을 배우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변동성이 리스크라는 것이 선뜻 이해가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바로 그러했기 때문이다.


손해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을 리스크라고 정의하는 것은 수긍이 가지만 변동성을 위험으로 본다는 것은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재무이론에서 변동성을 위험이라고 정의하고 그렇게 사용했던 것은그렇게 정의할 때 위험이 측정이 되고측정이 되어야 수량적 이론 체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이러한 상황을 버핏과 그의 친구 찰리멍거는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말로 설명한다변동성을 리스크라고 정의하는 것이 무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자들이 자신 있는 수량적 분석 스킬을 사용해 보기 위해서는 변동성을 리스크라고 정의하는 것이 가장 편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변동성을 리스크라고 무리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거는 자신이 자산을 팔고 싶을 때 주가가 하락해 있으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으니 변동성이 위험이 아니냐는 것이다이렇게 변동성을 위험으로 정의하기 위해서는 숨어있는 가정이 필요하다첫째 가정은 그 사람이 들고 있는 팔 수 있는 자산은 주식뿐 이어야 한다둘째그 사람은 주가가 내려갔을 때 주식을 팔아야만 한다.

 

하지만 벤자민 그레이엄은 그의 책 현명한 투자자에서 변동성이 위험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진정한 투자자의 경우 단지 자기 소유분의 시장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서 돈을 잃지는 않으며,하락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가 실제 손해의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제 8장에서 밝힐 것이다잘 선택한 일단의 투자 주식들이 여러 해에 걸쳐 측정했을 때 만족스러운 전체 수익을 보이면 이 일단의 투자는 ‘안전한’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투자자가 저평가된 주식에 여유 자금으로 장기간 투자한다면왜 중간에 시장의 변덕에 따라 주식을 팔아서 손해를 볼 이유가 있는가오히려 시장의 변덕이 우량한 주식의 가격을 더 밑으로 내려 보낸다면,이는 좀 더 싼 가격에 좋은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이러한 것들이 워런 버핏의 기본적인 생각인 것이다.

 

워런 버핏은 아래와 같이 리스크를 조금 다르게 정의한다.

“우리의 의견으로는투자자가 평가해야 할 진정한 리스크란 그의 투자자산으로부터 나오는 세후 수익이그의 예상 투자기간 동안적어도 그가 투자를 시작한 시점의 실질 구매력을 유지하면서원금에 적당한 이자를 돌려 줄 수 있는 수준이 되는가 이다.

 

버핏은 투자를 해서 실질구매력 기준으로 더 많은 것을 돌려 받을 수 있느냐 아니면 손해를 보느냐의 불확실성을 리스크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워런 버핏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는 상당한 수준이다.그가 한창 투자를 많이 하던 1970년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억 때문인 듯하다최근 들어서도 그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 실행했던 통화팽창 정책의 향후 후유증에 대하여 걱정하면서현금을 보유하는 것은 최악의 투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스크 평가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요소로 버핏이 정리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어떤 사업의 장기 경제적 특성 평가의 확실성.

  2. 사업의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는 경영진의 능력과 사업에서 나오는 현금 흐름을 현명하게 배치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평가의 확실성.

  3. 경영진이 믿을만하게 사업의 성과를 자기 자신이 아닌 주주에게 나누어줄지에 대한 확실성.

  4. 사업(기업)을 매수하는 가격

  5. 앞으로 발생할 세금과 인플레이션의 수준 및 그로 인한 총 수익의 구매력 감소 정도.

 

이러한 리스크 발생 요소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다그러나 변동성과 달리 이러한 위험은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워런 버핏은 이러한 측정 문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대답을 내놓는다.

 

“그 자신을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이해하기 쉬운 경우(투자 건)에 한정함으로써합리적인 지성이 있고 적절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부지런한 투자자는 ‘쓸모 있는 정도의 정확성으로’ 투자의 위험을 판단할 수 있다.

 

여기서 ‘쓸모 있는 정도의 정확성이라는 말이 중요한데이는 버핏의 실용적 정신을 잘 보여주는 말이다.우리는 흔히 측정할 수 있거나혹은 없거나의 흑백논리로 상황을 많이 판단한다예를 들어 어떤 비행기가 어떤 숲 위로 날아간다고 할 때 지상에서 얼마나 높이 날아야 나무에 부딪히지 않는가를 계산한다고 할 때나무의 최대 높이가 3미터인지 3.5미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최소 100미터 이상으로 날면 나무에 부딪힐 리가 없다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다이러한 것이 바로 쓸모있는 정도의 정확성을 나타내주는 사례이다최대 나무의 크기를 알 수 없으니리스크의 크기를 알 수 없다고 비행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그의 저서 ‘증권분석에서 동일한 자산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면그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것이 채권을 가지고 있는 것 보다 안전하다라고 주장하였다그의 주장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만일 모든 면에서 동일한 특징을 가진 회사의 자본이 모두 주식으로 이루어진 회사와 자본이 모두 채권으로 이루어진 회사가 있다고 가정하면채권을 가지고 있는 투자가 보다 주식을 가지고 있는 투자가가 더 안전하다왜냐하면 주식은 그 회사가 창출하는 모든 현금흐름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으나채권자는 그 회사가 창출하는 현금흐름 중 일부에 대해서만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선순위에 채권이 있고후순위로 주식을 가지고 있는 자본 구조라 하더라도그 위험도는 단순한 순위에 의해서 정해지지 않는다채권이 형식상 선순위라 하더라도 만일 채권자에게는 이자가 매우 작고,주식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배당은 매우 크다고 하면주식투자자가 먼저 자기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따라서단순히 그 형식이 아닌 현금흐름을 누가 먼저 구매력을 손해보지 않고 회수할 수 있느냐가 그 투자의 안전도를 측정하는 척도가 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리스크를 변동성으로 정의할 때 이러한 논리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자산 가치의 변동성만을 보면 항상 주식이 먼저 손실을 본 뒤에 채권이 손실을 볼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워런 버핏과 벤자민 그레이엄의 정의대로 ‘미래 남은 기간의 현금흐름을 통해 현금을 회수할 때 구매력 기준으로 손실을 볼 가능성으로 정의하면 벤자민 그레이엄이 증권분석에서 설명한 내용이 이해가 간다.

 

버핏과 그레이엄의 세계에서는 수익의 변동성이 아무리 달라도기대 수익이 같다면 위험은 동일한 것이다현대 재무이론을 먼저 배운 사람들은 이 논리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같은 기대수익이면 변동성이 작은 자산이 훨씬 좋은 것 아니냐는 논리다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효용의 문제이지 돈벌이의 문제가 아니다효용은 주관적이고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도박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변동성이 즐거움이다설령 변동성이 효용을 축소시킨다 해도 내 효용이 줄어든다고 그 자산이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버핏과 그레이엄의 주장인 것이다.

 

예를 또 하나 들면 카지노 사업자의 경우를 보자카지노 사업자는 5.14.9 같은 상당히 작은 확률로 카지노가 이기는 사업을 하고 있다반면 하루 하루의 손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그래도 카지노 사업이 위험한 사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오늘 돈을 잃더라도 카지노는 돈을 벌게 되어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만일 카지노 사업이 완전 자유화 되었고카지노 사업장을 제한 없이 사고 팔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이 때 어떤 소규모 카지노가 M&A 시장에 나왔다현대재무이론에 따른다면 그 카지노는 가장 자금력이 큰 사업자가 쓴 가격에 낙찰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왜냐하면 자금력이 작은 사람은 위험을 가장 크게 느낄 것이고그렇다면 가장 적은 금액(즉 요구수익률이 가장 큰 금액)을 베팅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은 이러한 상황을 누구나 예측하기 때문에 자금력이 작은 사람도 자금력이 큰 사람이 써낼 만한 비싼 가격을 써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그렇게 할 것이다.

 

이러한 난점을 깨달은 현대재무이론은 이에 따라 체계적 위험과 비체계적 위험이라는 더 복잡한 개념을 제시하였다카지노 사업은 분산할 수 있기 대문에 비체계적 위험은 사라지고 체계적 위험만 남는다는 것이다사실 카지노는 충분히 분산되어 있다면 체계적 위험이라는 것도 없기 때문에 무위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체계적 위험이라는 것이 주식시장에 적용되는 것인데충분히 분산을 한다면 하나 하나의 종목에 대한 위험은 분산이 되어 없어지고주식 시장 전체의 등락에 따른 체계적 위험만 남는다는 이야기이다그러나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점은주식이 장기간에 걸쳐 우상향하는 것이 확실하다면사고 팔지 않고 충분한 기간 동안 주식을 가지고 있을 사람에게는 이러한 체계적 위험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