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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절 시장을 이기는 전략으로서의 가치투자.
워런 버핏의 전략을 간단히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시장을 이기는 것은 타이밍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평균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는 주는 종목을 찾아서 집중 투자하는 것이다.’
워런 버핏의 투자전략은 과거에서 지금까지 진화해 왔다. 버핏 스스로 밝혔듯이 그는 11세 때부터 주식투자를 했는데, 어려서는 차트를 보고 기술적 투자를 하다가, 이내 주가 차트를 거꾸로 들여다 보고 기술적 분석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버핏이 스스로의 투자를 시작한 초기에는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의 영향을 받아서,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되어있는 종목에 주로 투자했고, 그러한 방식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를 버핏은 담배꽁초 주식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대부분의 자산 가치 대비 크게 저평가 되고 있는 주식들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전망이 불투명 했고 그래서 남은 가치를 조금 취하고 버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그 후 평생의 친구인 찰리 멍거를 만나면서 그의 영향을 받아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진 회사를 찾아내서 장기 투자하는 방식으로 투자 전략이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버핏의 성공적인 투자 결과로 인해서 더 이상 담배꽁초 주식에 투자를 해서는 충분한 투자 대상을 찾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제 버핏은 청산가치로서의 자산 가치가 아니라 미래의 현금을 만들어 내는 무형자산을 포함한 자산 가치를 보고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전략은 단점이 있는데, 그것은 사업을 평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데에 있다. 청산가치는 어느 정도 쉽게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있으나,코카콜라의 맛이 가지고 있는 가치라든가, 브랜드의 가치 같은 것들은 청산가치 보다 훨씬 평가하기 어려운 것이다.
제 2 절 워런 버핏의 4가지 필터
워런 버핏은 미래 현금흐름의 평가라는 어려움에 직면해서 다음과 같은 4가지 필터를 사용함으로써, 그 불확실성을 피해가고 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업인가?
지속적인 경쟁 우위가 있는 사업인가?
믿을 수 있고 유능한 경영자가 경영하고 있는가?
충분한 안전마진이 있는가?
이제 부터는 워런 버핏의 4가지 필터에 대하여 하나씩 알아보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업인가.
워런 버핏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업이 어떻게 돈을 벌며, 그 수익의 원천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 상품이 어떻게 얼만큰 팔리는지 등을 전부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최종적으로 그 회사의 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어떤 회사의 가치를 계산하려면, 그 회사가 미래에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을 알아야 한다. 그 회사의 현금흐름을 어느 정도의 확실성을 갖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확실성이란 농부가 밭에다 콩을 심으면 그 밭에서 어느 정도의 수확이 가능한지를 알 수 있듯이, 아주 정확히 계산할 수는 없더라도,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확실성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버크셔 해서웨이 홈페이지에 있는 Owner’s Manual에 나와있는 ‘내재가치(Intrinsic Value)’에 대해서 알아보자. 워런 버핏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내재가치란 사업과 투자의 상대적 매력도를 평가하는 유일하게 논리적인 방법을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내재 가치는 간단하게 정의된다; 회사의 남은 존속기간 동안 그 회사에서 꺼내 쓸 수 있는 총 현금의 할인된 현재가치이다.
그러나 내재가치의 계산은 간단치 않다. 우리의 정의가 말해주듯이, 내재가치는 정확한 숫자가 아니라 추정된 가치이다. 그리고 그러한 추정은 이자율이 변동하거나 미래의 현금흐름이 바뀌게 되면 따라서 변화한다. 더구나, 두 사람이 같은 사실을 들여다 보더라도, 거의 틀림없이 항상 조금은 다른 내재가치 숫자를 갖게 된다.”
이렇듯 내재가치란 추정이 내재되어 있어서 완전히 확실하지는 않으나, 농부가 어떤 밭에서 얼마의 소득을 올릴 수 있을지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어떤 회사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버핏은 모든 회사의 가치를 믿을만하게 계산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업이 너무 복잡하거나, 여러 가지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는 변수가 많다든가 하는 사업은 사실상 평가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버핏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는 가치를 평가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물론 IT에 아주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고, 충분한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면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가치 평가의 가능 불가능은 상대적인 문제이다. 이 때 워런 버핏이 사용하는 개념이 ‘능력의 원(Circle of Competence)’이라는 개념이다.
능력의 원이란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처럼 자신의 능력의 범위를 가리킨다.워런 버핏은 이 원의 크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단지 이 원의 범위를 모르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말한다. 내가 평가할 수 있는 사업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이 능력의 원의 범위를 잘못 판단하여 투자실패를 겪는다는 것이다. 많은 심리적 원인들로 인하여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의 범위를 착각하게 된다. 자신이 평가할 수 있다고 믿었던 사업이, 자신이 사전에 알 수 없었던 상황이 초래되어, 쇠락의 길로 빠져들곤 한다. 더구나, 믿고 있던 기업이 하루 아침에 부도가 나기도 한다.
워런 버핏은 따라서 자신의 능력을 먼저 바로 평가하고, 자신의 능력 내에서 행동하려고 늘 노력한다. 워런 버핏은 전설의 야구 타자였던 테드 윌리엄스의 예를 들어서 이 능력의 원을 설명한다.
테드 윌리엄스는 자신의 타율을 높이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는데,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까다로운 구역으로 들어오는 볼에도 방망이를 휘두르는 자존심이 자신의 타율을 낮추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투수의 볼이 자신이 좋아하는 투구 구역에 들어오기를 끝까지 인내하면서 기다렸다가 방망이를 휘두름으로써 자신의 타율을 최고로 높였다고 한다. 이와 같이 워런 버핏은 투자의 세계에는 볼카운트가 없으므로 더욱더 방망이를 매번 휘두를 필요가 없다고 역설한다.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종목을 고르고, 그 종목이 정말 싼 가격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수함으로써 투자성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간단한 논리가 현실에서 잘 구현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욕심이 눈을 가리기 때문이다. 확실한 종목인 것처럼 보이고, 사기만 하면 바로 오를 듯한 느낌처럼 우리의 눈을 가리는 것은 없다.
지속적인 경쟁 우위가 있는 사업인가
워런 버핏이 담배꽁초 주식을 사고 팔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워런 버핏은 자연스럽게 찰리 멍거가 제안한 방식 즉 ‘좋은 사업을 적정한 가격에 매수’하는 전략을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좋은 사업이란 무엇인가를 이해해야 하는데, 워런 버핏에게 좋은 사업이란 지속적인 경쟁우위가 있는 사업을 말한다. 지속적으로 시장의 평균적인 기업보다 더 높은 현금흐름을 가져오는 사업을 찾는 것이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갖는 사업을 찾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경쟁 우위가 있어서, 남들보다 초과 수익을 내는 사업이 있다면, 금방 경쟁자들이 뛰어들어서 그 경쟁우위를 갉아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은 이러한 상황을 까치발에 비유했다. 어떤 구경거리가 있을 때 어떤 한 사람만 까치발을 하면 그 사람은 앞이 더 잘 보일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이 까치발을 하기 시작하면, 주변의 사람들도 다 까치발을 하다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까치발을 하는 상황이 되고, 그러면 까치발을 한 효과가 전혀 없어지는 것을 독자들도 경험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해서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는 사업들이 존재한다.사실상 워런 버핏의 지혜와 통찰이 가장 빛나는 부분이 이러한 사업을 찾아내는 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런 버핏이 코카콜라의 경쟁우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코카콜라의 맛은 매우 독특한 성질이 있다. 그것은 입안에 남아서 쌓이지 않는다. 오렌지 주스 같은 음료는 어느 정도 마시면 그 맛에 물리게 되는데, 코카콜라의 경우에는 맛이 물리지 않는다. 따라서, 하루에 몇 병이라도 마실 수가 있다.이것은 코카콜라가 전세계에 대량으로 판매될 수 있도록 하는 커다란 경쟁우위이다.
가이코는 워런버핏이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 보험회사이다. 워런 버핏은 가이코에 대해서 젊어서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결국은 이 회사를 전부 소유하게 된다. 가이코의 지속적 경쟁우위는 바로 저비용 공급 능력인데, 1930년 중반에 사업을 시작한 가이코는 아직까지도 매우 저렴한 보험 상품을 내놓는 능력일 잃지 않고 있다.
가이코는 다른 회사와 달리 독특한 고객 전략과 영업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가이코의 고객은 연방 혹은 지방 공무원이나, 은퇴한 공무원, 군인, 군수산업 종사자, 대학의 교직원, 주식 보유자 등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즉 전부 어느 정도 보수적이고 신용도가 높은 고객 집단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계층의 고객 집단은 아마도 자연스럽게 평균보다 보수적인 운전행태를 가지고 있을 것이고 사고율을 낮추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둘째 가이코는 영업 지점이나 대리점이 없었다. 즉 대부분의 영업을 직접적인 우편 영업에 의존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점이나 대리점을 없앰으로써 가이코는 경쟁자들 보다 약 30% 싸게 보험을 인수할 수 있었다.
이렇게 남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워런 버핏은 아주 일찍부터 눈 여겨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버핏은 ‘해자(moat)’라고 부른다. 해자는 원래 중세 성곽의 둘레에 적이 쉽게 침입하지 못하도록 못을 파 놓은 것을 말한다. 사업에서의 해자는 경쟁자가 쉽게 시장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그 사업의 경쟁우위를 말하는 것이다. 이 해자는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한다. 워런 버핏은 해자를 지키기 위해 기업이 노력하는 것을 이 해자에 악어를 집어 넣는 행위에 비유한다. 경쟁자가 더욱더 자신의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각종 장치를 해 놓는 것이다.
가끔은 워런 버핏도 실수를 할 때가 있다. 버핏은 1993년 ‘덱스터 슈’라는 신발 회사를 인수했다가 큰 손실을 보았다. 미국의 신발 제조업이 외국의 저가 상품에 밀려서 경쟁력을 잃어버린 것이다.버핏은 처음엔 지속적인 경쟁 우위가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금방 경쟁력을 잃게 되는 회사를 ‘로만 캔들(Roman Candle’이라고 부르는데 로만 캔들은 원통형 폭죽이라고 한다. 아마도 폭죽처럼 잠시 빛나다 사라진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붙인 것 같다. 버핏도 이러한 실수를 가끔 하는 것으로 봐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갖는 회사를 찾는 것은 참으로 지난(至難)한 일인 듯 하다.
믿을 수 있고 유능한 경영자가 경영하고 있는가?
버핏은 기업을 인수할 때 경영자는 제공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는 인수 합병의 세계에서 매우 특이한 경우인데, 대부분의 경우 어떤 회사를 인수하면 인수자 측에서 피인수 회사에 경영자를 내려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핏은 회사를 매수할 때 기존의 경영자가 계속 경영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히려 기존의 경영자가 계속 경영할 수 있는 회사를 찾는다.
워런 버핏은 능력의 원을 스스로 매우 잘 지킨다. 자신은 새로 인수한 회사의 경영에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경영은 기존의 경영자에게 맡기고 자본 할당(Capital Allocation)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어느 곳에 얼만큼 투자해야 할지는 버핏이 가장 잘 알고 있고, 가장 잘해온 일이다.따라서, 버핏은 기존의 경영자에게 경영을 맡김으로써, 분업의 이점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경영자를 파견하지 않고 애초에 인수를 할 때, 경영에 열정이 있는 사람이 경영하는 회사를 인수하기 때문에 그 만큼 버핏은 관리 비용을 아낄 수가 있다. 버핏은 좋은 경영자와 일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만일 당신이 인격이 훌륭하고 일에 대한 정열이 있는 능력 있는 경영자로 하여금 사업을 경영하게 한다면, 당신은 십 여명 혹은 그 이상이 당신에게 보고를 한다 해도 당신은 여전히 오후에 낮잠을 잘 시간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만일 오직 한 사람이 당신에게 보고를 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속이려 들고, 무능하거나 무관심한 사람이라면, 당신은 당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걸 발견할 것이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자회사의 경영에는 거의 간섭하지 않는다. 단지 버핏은 자본할당과 경영진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만을 결정한다. 나머지는 모두 자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런 버핏은 아무리 훌륭한 경영자가 경영을 하더라도 사업의 경제성이 좋지 않다면, 결과는 나쁜 경제는 남고, 훌륭한 경영자는 떠나게 된다고 하면서 사업의 경제성이 훌륭한 경영자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경영자만을 보고 어떤 종목을 쉽게 매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성이 충족이 된다면, 그 다음으로 경영자는 중요한 요소이다. 경영자가 과연 정말 사업을 키워 보다 많은 수익을 주주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지, 아니면 주주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지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버핏의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은 주주 행동주의를 많이 강조하였다. 주주는 회사의 주인으로서의 의식을 갖고, 경영자의 행동을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자가 자신의 사무실을 화려하게 꾸미고, 언론에 자주 등장하여 자화자찬을 늘어 놓는다면 이는 위험 신호이다. 기업을 비싼 가격을 주고 닥치는 대로 인수하는 것도 위험 신호이다. 이러한 기업의 경영자에 대해서는 주주가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충분한 안전마진이 있는가?
우리가 어떤 사업을 이해하고, 지속적인 경쟁 우위가 있고, 훌륭한 경영자가 있더라도 그 사업을 내재 가치보다 싸게 살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안전 마진은 버핏의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이 투자의 가장 핵심적인 원칙으로서 강조한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베자민 그레이엄은 그의 유명한 책 ‘현명한 투자자’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였다.
“과거의 전설 속의 현자는 인간의 역사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였다; “이것도 곧 지나가리라”. 건전한 투자의 비밀을 간단하게 정리하여야 하는 비슷한 도전이 있다면 이것은 세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Margin of Safety(안전 마진)”
안전마진을 그레이엄과 버핏은 공학적인 개념으로 설명한다. 만일 1톤짜리 트럭이 주로 지나가는 다리라면, 그 다리는 적어도 10톤의 무게를 견디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는 나중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두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톤짜리 트럭에 5톤의 짐이 실릴지, 아니면 산사태가 나서 몇 톤의 바위가 떨어질지 등 등 인간 사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래를 알 수가 없다.
이러한 안전 마진을 가짐으로써 워런 버핏은 아주 안전하게 투자를 할 수가 있다. 설사 자신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큰 손실을 보지 않고 자산을 정리할 수 있는 버퍼가 생기는 것이다.
안전 마진은 또한 밸류에이션 즉 주식의 평가를 간단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은 자산의 미래 현금흐름의 위험을 평가하여 할인율을 조정하면서 평가를 하지만, 워런 버핏은 늘 미국의 장기 국채 이자를 할인율로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고,안전 마진이 있는 사업이라면 최소한의 확실한 현금흐름을 어느 정도 믿을만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현금흐름에 장기 국채 금리와 같은 무위험 할인율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논리적으로 잘못될 것이 없다.
제 3 절 내재 가치와 가치 평가
어떤 사업이 안전 마진을 가졌는지 알기 위해서는 그 회사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앞서 워런 버핏의 ‘내재 가치’에 대한 정의를 소개 했지만 그것으로 버핏이 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알기는 어렵다. 사실 워런 버핏은 자신의 기업 가치 평가 방법에 대해서 확실하게 소개한 적은 없다. 그러나 워런 버핏이 그의 주주서한 등에서 밝힌 여러 가지 단서를 가지고 그의 내재가치 평가 방법을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다.
먼저 벤자민 그레이엄은 가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The price is what you pay; the value is what you get.”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이고, 밸류는 당신이 받는 것이다”
우리는 물건을 살 때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받는다. 물건은 가치를 담고 있다. 주식에서 가치란 무엇일까? 받는 것이다. 무엇을 받을 수 있을까? 회사를 청산해서 청산 배당을 받을 수도 있고, 이익이 나면 이익배당을 받을 수 있다. 더 비싼 가격에 팔아서 받는 매도 가격도 가치에 속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것도 가치에 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가치는 누구도 챙길 수 없는 가치가 될 것이다. 언제 주가가 오르내릴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은 이솝 우화의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가치 평가의 과정을 설명한다.
“현자 이솝은 불완전하긴 하지만 투자에 대한 불변의 통찰을 우리에게 남겨 주었다. “손안의 한 마리 새가 숲 속에 있는 두 마리의 새보다 낫다.” 이 원칙을 현실화 시키려면 당신은 오직 세가지 물음에 답하면 된다. (1)숲 속에 정말 새가 있다고 얼마나 확신하는가? (2)새들이 언제 나타날까 그리고 몇 마리나 나타날까? (3)그리고 무위험 이자율은 얼마인가(우리는 장기 미국 국채 수익률을 사용한다)? 만일 당신이 이 세가지 물음에 대답할 수 있다면, 숲의 최대 가치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당신은 그 숲을 얻기 위해서 손 안의 새를 최대 몇 마리 내놓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물론,이 것을 새로 생각하지 말고, 달러라고 생각해 보라.
이솝의 투자 원칙은, 확장되고 달러로 변환되지만, 결코 변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농장을 사거나,석유를 사거나, 채권, 주식, 복권 그리고 제조 공장을 사는데도 적용된다. 이 원칙은 증기 기관이 나타났을 때도, 우리가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을 때도, 자동차를 발명했을 때도, 심지어 인터넷이 나타났어도 털끝만큼도 변하지 않았다. 그저 올바른 숫자를 입력하면, 당신은 자본을 어디에 사용해야 할지 상대적 우선 순위를 정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척도인 배당률이라든가, PER(Price Earnings Ratio)[1]라든가, PBR(Price to Book Value Ratio)[2], 그리고 심지어 성장률 같은 것들은 가치평가와 관계가 없다. 단지 그것들은 들고 나는 현금흐름의 양과 시기에 대해서 약간의 실마리를 줄 뿐이다. 사실은, 성장은 가치를 오히려 파괴할 수가 있다. 만일 어떤 프로젝트나 기업이 향후에 투자한 현금만큼도 현재 가치기준으로 적은 미래의 현금흐름을 가져온다면, 그것은 가치를 파괴하는 것이다. 시장 평론가나 투자 운용역들이 “성장”과 “가치”스타일들을 상대적인 접근법으로 파악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노련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무지를 나타내주는 것이다. 성장이란 단지 – 어떤 때는 플러스의 어떤 때는 마이너스의 효과를 갖는 - 가치 등식의 한 구성 요소일 뿐이다.
아, 그러나 이솝의 주장과 세 번째 변수는- 즉 이자율은- 간단하지만, 다른 두 변수를 결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주 정밀한 숫자를 사용하는 것은 사실 어리석은 일이다; 차라리 어떤 범위의 가능성들을 가지고 검토하는 것이 보다 나은 접근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그 범위는 매우 넓어서 어떠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가 많다. 그러나 가끔은 새가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서 아주 보수적인 평가를 하더라도 가격이 그 가치에 비해서 놀랄 만큼 싼 것으로 드러나는 때도 있다(이 현상을 IBT-Inefficient Bush Theory[3]라고 부르자). 확실히, 투자자는 사업의 경제성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를 갖추어야 하고 뿐만 아니라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제대로 된 긍정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가 아주 뛰어나거나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통찰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한 극단으로, 아무리 뛰어난 투자자라도 언제 얼만큼 새가 나타날지, 아무리 넓게 평가 범위를 잡더라도, 감을 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는 주로 새로운 사업이라든가 아주 빨리 변화하고 있는 산업을 평가할 때 나타난다. 이러한 종류의 사업이나 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은 투기일 수 밖에 없다.
투기-즉, 자산이 무엇을 만들어 내는가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다음 사람이 얼마를 내고 내 자산을 살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는 불법적인 것도 아니고, 부도덕한 것도 아니고, 미국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투기는 찰리와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우리는 (투기를 할 때) 아무 것도 파티에 가져오는 것이 없다. 그런데 왜 우리가 조금이라도 집으로 가져가기를 바라겠는가?
투기와 투자를 가르는 경계선은 밝거나 뚜렷하지 않다. 더구나 최근[4]과 같이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승리를 맛볼 때는 그 경계는 더욱더 모호해진다. 대량의 노력 없이 얻어지는 돈 만큼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것은 없다. 그러한 자극적인 경험을 한 후에는, 보통 제정신인 사람도 파티에서의 신데렐라 같은 행동에 빠져든다. 그들은 만일 이 축제를 계속 즐긴다면- 즉, 미래에 창출될 현금에 비해 터무니 없이 큰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회사에 계속 투기한다면-그것은 결국 모든 것을 호박과 쥐로 만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 굉장한 축제의 단 1분이라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들뜬 시장 참여자들은 자정이 되기 전 마지막 몇 초 전에 이 파티를 떠나자고 계획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은 바늘이 없는 시계가 있는 방에서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솝 우화를 통해 워런 버핏은 가치평가가 현금흐름의 확실성, 시기, 그리고 할인율이라는 세가지 변수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경영학과를 졸업했거나, MBA를 한 사람들 혹은 현대 투자론을 공부한 사람들은 아마도 DCF(Discounted Cash Flow)법을 바로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워런 버핏은 미국 MBA학생들과의 질의 응답 중 자신은 DCF법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찰리멍거도 워런 버핏이 직접 계산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버핏이 왜 그렇게 말을 했을까를 잘 생각해 보면, 워런 버핏은 이런 의미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추측된다. 첫째, 워런 버핏은 할인율을 DCF법에서 가정하고 있는 가중평균 자본비용을 사용하지 않는다. 워런 버핏은 모든 할인율을 장기 국채의 수익률을 쓴다고 말한 바 있다. 둘째, 워런 버핏은 현금흐름을 쉽게 가정하지 않고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한다. 물론 본인이 직접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필자의 생각이다. 하지만, DCF법을 사용하는 대다수의 평가법과 워런 버핏의 평가 방법이 많은 경우 크게 다르지 않다고 워런 버핏이 말한 바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워런 버핏은 내재가치의 3요소에 대하여 말한 적이 있는데, 이것을 보면 그가 할인율 보다는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의 가치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재가치의 3 요소는 첫째, 투자자산이다. 이는 주식, 채권, 그리고 현금 등가물인데 이는 물론 시가와 가깝게 평가하면 될 것이다. 둘째, 앞서의 투자자산이나 보험인수 등으로 인한 수익을 제외한 원천에서 나오는 즉 사업 자체에서 나오는 수익이다. 셋째, 유보이익이 미래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것은 미래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평가이다.
앞서 말했듯이 성장하는 회사 즉 매출이 커지고 자산이 커진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그의 책 ‘증권 분석’에서 다음과 같이 그 점을 설명한다.
“만일 ‘수익’이 그 회사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보되어야 한다면, 그것은 결코 진정한 수익이 아니다. 그러한 수익은 이익이라고 보고 되어서는 안 된다. 차라리 그것은 필요한‘유보금’으로 소득에서 차감되어야 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붙어야 한다.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하는 이득은 상상의 이득일 뿐이다.”
간단히 말하면 현금으로 회사 밖으로 배당될 수 있는 이익 만이 진정한 이익인 것이다. 회사가 이익 수준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그 이익 중 일부분을 재투자 해야 한다면, 그 일부분은 경제적인 의미에서는 이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1992년 주주서한에서 밸류에이션의 난점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그가 구체적으로 현금흐름 추정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였다.
“비록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수학적 계산 과정은 어렵지 않지만, 분석가는-그가 경험이 많고 현명하다 하여도- 미래의 ‘큐폰(현금흐름)’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이 아주 많다.버크셔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첫째, 우리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한다. 그것은 대상이 되는 사업이 단순하고 안정적인 특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사업이 복잡하고, 지속적인 변화에 노출되어 있다면, 우리는 그 사업의 미래의 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단점은 우리를 괴롭히지 않는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현실적으로 자신이 알고 모르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만일 아주 큰 잘못만 잘 피할 수 있다면, 투자자가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아주 적은 수의 투자를 올바로 하는 것뿐이다.
둘째, 똑같이 중요한 것은, 우리는 지속적으로 안전마진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만일 우리의 계산 결과, 우리가 사고자 하는 주식의 가치가 그 가격보다 약간만 높다고 하면, 우리는 그 주식을 사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벤 그레이엄이 그토록 강조한 안전마진을 우리 투자의 초석으로 삼고 있다.”
제 4 절 경이적 수익률 만들기
워런 버핏은 그가 보유하고 있는 워싱턴 포스트 주식을 1973년에 내재가치의 4분의 1 가격에 사들인다. 워런 버핏은 그때 당시 워싱턴 포스트의 시가총액이 약 1억불 이었고, 대부분의 분석가들도 만일 평가를 했다면, 자신이 평가한 4억불 내지 5억불의 가치에 동의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왜 워런 버핏은 사고, 다른 사람들은 사지 않았는가? 그것은 자신들은 벤 그레이엄으로부터 성공적인 투자의 핵심은 좋은 사업을 매우 저평가된 가격에 사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고, 이러한 태도를 견지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왜 사지 않았을까? 워런 버핏은 이를 1970년대에 효율적 시장이론이 매우 유행해서, 기관투자가들 조차도 사업의 가치를 주식을 사고 파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별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적인 게임에서 상대가 생각하는 것이 시간 낭비라고 여기는 사람과 게임을 한다면 얼마나 유리하겠는가 라고 버핏은 반문한다.)
워런 버핏은 이처럼 때때로 주가가 크게 저평가된 시점에서 투자를 감행한다. 워런 버핏이 만일 경쟁우위가 있는 사업을 저평가된 시점을 노리지 않고, 적정한 가격에 매입을 하였다면 워런 버핏의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 보다 단지 몇% 높은 선에서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주가가 반값으로 하락했을 때 주식을 산다면 수익률은 크게 높아진다.
경쟁우위가 있는 우수한 종목을 저평가된 가격에 사는 것이 워런 버핏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가능하게 한 비법인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싸게 사더라도 싸게 산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게 되어있다. 즉 50%를 싸게 샀어도 그 효과가 10년 동안은 연간 5%라고 가정하면, 20년 동안은 2.5%의 수익률을 올리는 효과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워런 버핏은 이 밖에도 또 하나의 중요한 투자 방법을 구사한다. 바로 쌀 때 과감하게 많이 사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금융위기가 온 2008년과 2009년에 엄청난 양의 돈을 쏟아 부어, 채권과 주식에 투자하였다. 워런 버핏은 금융위기 기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다.
“지난 2년간의 혼란의 시기에 우리는 엄청난 양의 돈을 쏟아 부었다. 그것은 투자자에게는 매우 이상적인 시기였다. 공포의 분위기는 투자자의 가장 좋은 친구이다. 시장 평론가들이 흥분해서 낙관할 때만 투자를 하는 사람은 의미 없는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항상 “시장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갖고, 시장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라”고 말한다.워런 버핏이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바로 혼란과 공포의 시기에 확신을 갖고 움직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크게 움직이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하늘에서 금덩이가 쏟아져 내릴 때는 골무(작은 용량의 담을 것)를 준비하지 말고 양동이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워런 버핏의 전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경쟁력이 있어 평균 이상 초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하라.
둘째, 시장의 변동성을 이용해 주식이 싸질 때 사라.
셋째, 싸다고 확신이 들면 크게 투자하라.
[1] 기업의 연간 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누어 구한 주당순이익으로 주가를 나누어 구한 비율. 주가가 상대적 고평가/저평가 판단 척도로 쓰인다.
[2] 기업의 자기자본을 주식 수로 나누어 구한 주당 장부가격으로 주가를 나누어 구한 비율. 마찬가지로 주가의 상대적 고평가/저평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쓰인다.
[3] Efficient Market Theory(효율적 시장이론)을 빗대어 풍자한 말.
[4] 이 글이 쓰여질 당시. 즉 2000년까지의 기간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임.
[출처] 워런버핏의 투자전략|작성자 맨발의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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